“거제에 이렇게 많은 비가 올 줄은 몰랐습니다… 직접 겪어보니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이번 거제 폭우를 겪으면서 처음 든 생각은 하나였습니다.
“비가 많이 온다”는 말만으로는 설명이 안 되는 날이 있구나.
평소에도 여름 장마나 태풍은 여러 번 겪었습니다.
비가 많이 내리면 도로에 물이 차고, 바람이 세면 창문을 확인하고, 재난문자가 오면 외출을 줄이는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달랐습니다.
휴대폰에 재난문자가 계속 들어오고, 바깥에서는 빗소리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잠깐 약해지는 것 같다가도 다시 세차게 쏟아졌고, 평소 익숙하게 다니던 길도 혹시 침수되지는 않았을까 걱정부터 됐습니다.
실제로 이번 광복절 연휴 동안 거제에는 기록적인 비가 집중됐습니다. 기상 보도에 따르면 17일 새벽에는 한 시간에 약 124㎜의 비가 쏟아졌고, 사흘 누적 강수량도 800㎜를 넘어섰습니다. 일부 관측에서는 900㎜에 가까운 누적 강수량이 집계되기도 했습니다. 거제에서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후 보기 어려웠던 수준의 폭우였습니다.

이번에는 ‘밖에 나가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예전에는 비가 아무리 많이 와도
“조금 지나면 괜찮아지겠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번에는 달랐습니다.
창밖으로 내리는 비를 보면서도
괜히 차를 가지고 나가기가 망설여졌습니다.
도로가 멀쩡해 보여도 몇 분 뒤에는 상황이 달라질 수 있고, 산이나 비탈면 근처는 겉으로 괜찮아 보여도 토사가 갑자기 쏟아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거제 곳곳에서는 하천 범람과 도로 침수, 산사태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옥포동에서는 산사태가 아파트를 덮쳐 인명피해가 발생했고, 고현동·수월동·일운면·둔덕면 등 여러 지역에서 침수와 고립 신고가 이어졌습니다.
뉴스로 볼 때와 내가 사는 지역에서 직접 겪을 때의 느낌은 확실히 달랐습니다.
‘설마 여기까지 물이 차겠어?’
‘이 정도 길은 지나갈 수 있겠지?’
이런 판단이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재난문자를 예전처럼 넘겨보지 않게 됐다
사실 재난문자가 자주 오다 보면
내용을 제대로 읽지 않고 넘길 때도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하나씩 확인하게 됐습니다.
어느 지역 도로가 통제됐는지,
하천 주변 접근을 피해야 하는지,
산사태 위험지역 주민에게 대피 안내가 내려왔는지 확인하게 되더군요.
거제시는 폭우가 이어지는 동안 외출을 자제하고 위험지역에서는 안전한 곳으로 이동할 것을 여러 차례 안내했습니다. 조선소 작업도 중단되는 등 지역 전체가 안전을 우선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이번 일을 겪고 나니 재난문자는 단순한 알림이 아니라 그 순간 내가 해야 할 행동을 알려주는 정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장 무서웠던 건 비의 양보다 ‘시간’이었다
이번 폭우를 보면서 가장 놀란 부분은 총강수량보다도 짧은 시간에 쏟아지는 비의 양이었습니다.
한 시간에 100㎜가 넘는 비가 내리면 평소 배수가 잘되던 도로라도 순식간에 상황이 바뀔 수 있습니다.
이번 거제 폭우는 시간당 124㎜가 넘는 강수량을 기록해 지역 관측 이래 최고 수준으로 보도됐습니다.
숫자로만 보면 잘 와닿지 않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아까 지나갔던 도로가 잠기고,
멀쩡해 보였던 비탈면에서 흙이 내려오고,
평소보다 불어난 하천이 위험한 수준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이제는 날씨를 볼 때
‘오늘 비가 몇 ㎜ 온다’보다
‘한 시간에 얼마나 집중해서 내리는가’
를 더 신경 써서 보려고 합니다.

폭우가 오면 앞으로 이것만큼은 지키려고 한다
이번 일을 겪으면서 저 나름대로 몇 가지 기준을 정했습니다.
첫째, 폭우가 예상되는 날에는 가능하면 차를 두고 움직이지 않겠습니다.
둘째, 물이 고인 도로는 깊이를 짐작해서 들어가지 않겠습니다. 보기에는 얕아 보여도 맨홀이나 도로 경계가 보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셋째, 산이나 옹벽, 급경사지 근처에서는 평소보다 훨씬 더 조심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넷째, 휴대폰 충전과 보조배터리를 미리 확인하고 생수와 손전등 정도는 집에 준비해두려고 합니다.
다섯째, 재난문자가 오면 ‘또 왔네’ 하고 넘기지 않고 지역과 행동요령부터 확인하려고 합니다.
별것 아닌 것처럼 보여도 막상 상황이 닥치면 이런 준비가 생각보다 중요하다는 걸 느꼈습니다.
폭우가 지나간 뒤에도 끝난 게 아니었다
비가 약해졌다고 바로 안심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이미 많은 비를 머금은 땅은 시간이 지난 뒤에도 무너질 수 있고, 도로와 배수로 곳곳에는 토사와 잔해물이 남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폭우가 지나간 뒤 거제와 통영에서는 도로와 주택가 주변의 토사를 치우고 배수로를 정비하는 복구 작업이 이어졌습니다.
그래서 비가 그친 다음 날까지는 산책이나 산행, 계곡 주변 이동을 평소처럼 생각하지 않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거제 폭우가 남긴 한 가지
이번 폭우를 지나면서
자연재해 앞에서는 ‘설마’라는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걸 다시 느꼈습니다.
늘 다니던 길이라고 안전한 것도 아니고,
지금 비가 조금 약해졌다고 끝난 것도 아니었습니다.
거제에서 오래 생활한 분들에게도 이번 비는 쉽게 잊히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앞으로 비가 많이 온다는 예보를 보면
예전처럼 단순히 우산부터 생각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오늘은 어디가 위험할까?”
“지금 이동하지 않는 게 더 안전하지 않을까?”
그걸 먼저 생각하게 될 것 같습니다.
이번 폭우로 피해를 입은 분들이 하루빨리 일상으로 돌아가셨으면 합니다.

출처 및 확인 자료
- MBC 뉴스, 거제·통영 집중호우 및 산사태·침수 피해 보도, 확인일 2026.08.19.
- 뉴시스, 거제 집중호우·산사태·도로 침수 피해 보도, 확인일 2026.08.19.
- 경남일보, 거제 일강수량 및 시간당 강수량 기록 보도, 확인일 2026.08.19.
- 매일경제, 거제·통영 폭우 피해 및 복구 상황, 확인일 2026.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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